반도체 제조공정 화학공학이 반도체 제조공정에 관여하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 초였다. 세계 최초로 집적회로(Integrated Circuit, IC)가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exas Instrument)사에 의해 개발되었을 때,
그 개발 팀의 한 요원이 화학공학자였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 시기는 석유화학공업이 정점에 도달한 시기로서 화공인들의 주된 관심은 석유화학공학에 집중되어있었으며, 반도체 산업에 있어서도 집적회로 제조에 관한 당면 과제는 회로설계와 소자물리에 있었으므로 소자 제조공정에 대한 인식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하지만 1970년대에 들어오면서 석유화학공업관련 기술이 이미 성숙된 상태에 이르게 되었고, 또한 일본이 회로설계에서는 약하나 몇몇 반도체 분야에서 미국에 필적할 정도까지 성장한 이유가 화학공학을 기반으로 한 반도체 제조 기술이 강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화학공학자들의 참여도 점차 증가하게 되었다.
전반적인 반도체 산업의 성장과 더불어 1980년 초에는 미국 화학공학회가 반도체 공정 분야를 화학공학의 첨단 분야의 하나로 선포하였고, 그 이후로 이 분야는 화학공학 내에서 큰 성장을 거듭하여 현재는 미국 내의 많은 화학공학 전공자들이 반도체 공정 분야에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일을 수행하고 있고,또한 화학공학과 졸업자들의 주요 취업분야의 하나로도 자리 잡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에서 화학공학이 반도체 공정에 흥미를 가지기 시작한 시기는 1980년대 초부터라고 볼 수 있다. 이때를 전후하여 국내의 몇몇 대기업들이 메모리 칩(memory chip)을 만들기 시작함에 따라 반도체공정은 화학공학자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하였다.
한국 화학공학자들의 초기 참여 형태는 주로 생산라인의 설계와 시공에서 이루어졌으며, 이를 통하여 제조공정에 대한 기본 개념들이 화학공학 전공자들에게 알려지게 되었다.
이후 반도체 집적회로의 양산체제 구축과 공정개선을 통한 수율 및 집적도의 증가가 반도체 산업의 성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됨에 따라 국내 반도체 산업에서의 화학공학자의 역할도 점차 증대 되었다.
국내 화학공학자의 반도체 산업에서의 역할은 오랜 동안 기술관리, 공정관리 등 선진국으로 부터 도입된 공정의 충실한 재현에 머무르는 한계성을 갖고 있었지만, 현재는 선진국으로부터의 기술이전 회피에 따른 독자적인 공정기술 개발의 필요성과 기존 공정기술의 포화에 따른 새로운 개념의 차세대 공정기술 개발의 필요성이 끊임없이 대두되고 있어 국내 화학공학자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게 되었다.
집적회로의 제조와 더불어 발전해 온 반도체 공정기술은 현재 각종 전자 부품 및 장치의 제조에도 널리응용되고 있다.
TFT-LCD(Thin Film Transistor-Liquid Crystal Display)와 PDP (Plasma Display Panel)로 대표되는 각종 차세대 평판 디스플레이, 인쇄회로기판(Printed Circuit Board, PCB), 발광 및 수광소자, 레이저 다이오드(Laser Diode, LD), 브라운관용 새도우마스크(Shadow Mask) 등이 그 예들이며, 이 외에 미세 공정을 필요로 하는 각종 부품들(예: MEMS, Microelectromechanical systems)의 제조에도 반도체공정기술이 이용되는 등 그 응용분야가 점차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반도체 공정은 본질상 대부분이 화학공학과 관련되어 있다.
반도체 집적회로 제조기술은 여러 가지 단위공정기술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들은 불순물 주입(doping) 및 확산(diffusion) 공정, 산화(oxidation) 공정, 박막증착(thin film deposition) 공정, 사진식각(photolithography) 공정, 세정(cleaning) 공정 등으로서, 반도체 IC의 제조는 이러한 단위 공정들의 반복사용을 통해 이루어지며 공정 조합(process integration)을 통해 최적화 되는 것이다.
이러한 단위공정들은 대부분이 화학공학적인 원리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고
이 외에도 반도체 칩 제조에 있어 기판으로 사용되는 단결정 웨이퍼(wafer)의 제조, 단결정의 원료인 고순도 다결정의 제조, 공정 관리를 위해 사용되는 각종 분석 및 제어, 그리고 웨이퍼 공정 후 진행되는 봉지(packaging) 공정 등에서도 화학공학적인 원리가 다양하게 응용되고 있다.특히 각 단위공정의 모델링과 모사, 그리고 공정 장치의 설계는 화학공학이 매우 잘 기여할 수 있는 대표적인 분야라 할 것이다. 반도체 공정을 개괄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아주 간단한 예로 전압 분배기(voltage divider)를 포함하는 IC 제작을 생각해 보면,실리콘은 비교적 저가의 재료로서 표면이 매우 평활하고 이를 공정 처리할 수 있는 장치들이 많이 존재하므로 기판으로 사용하기에 적합하다. 실리콘은 약간의 전기 전도성을 띄고 있으므로 우선 절연막을 증착하여 이웃하는 저항기(resistor)들 사이의 전류 누설(leakage)을 차단할 필요가 있고 이러한 절연막은 실리콘을 산화(oxidation)시킴으로써 얻을 수 있다. 저항기로 사용될 층은 충분한 전기 전도성을 갖는 층으로 구성되어야 하고,
이러한 전도층은 일반적으로 박막증착 공정이라고 불리는 기술에 의해 절연막 위에 형성되며, 이에는 여러 가지 기술이 사용되고 있다.
이후 증착된 전도층은 개별적인 저항기들로 구분되며, 이는 전도층의 일정 부분들을 선택적으로 제거함으로써 이루어진다.이러한 저항기를 포함하는 IC의 제조에 있어 회로 설계자는 저항기의 길이와 폭의 비(L/W)를 주어진 설계 규칙(design rule) 내에서 자유롭게 선택함으로써 여러 가지 다른 저항 값들을 갖는 저항기들을 설계할 수 있고, 공정 기술자는 박막의 두께와 재료(즉, ρ)를 적절히 선택함으로써 회로 설계자가 굳이 극한의 치수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적정한 범위의 저항 값을 얻을 수 있도록 해준다.
각 저항기의 크기 즉, L과 W는 광 마스크(photomask)로부터 웨이퍼로 전달되며, 이러한 공정을 사진식각 공정이라 한다.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기술은 광학적 사진식각(optical lithography) 공정으로서 이 공정에서는 우선 광화학적 반응(photochemical reaction)을 일으키는 감광막(photoresist) 층을 웨이퍼 위에 형성시키며, 마스크를 통해 투과된 빛을 웨이퍼 위의 특정 감광막 부분(제거되어야 할 저항기 금속 부분)에 주사시킨다.
이렇게 하여 노광(expose)된 지역에서는 감광막이 광화학적 반응을 일으키며 그 결과 감광막은 현상액(developer solution)에 쉽게 용해될 수 있는 상태로 변화하게 된다.
즉, 현상(developing) 공정이 진행된 후에는 감광막이 원하는 지역에만 남아 있게 되는 것이다.
이후 웨이퍼는 노출된 금속층과는 잘 반응하지만 감광막과는 잘 반응하지 않는 산(acid)에 잠겨져 금속층과 산의 화학반응 즉, 식각(etching)이 진행된다.
식각이 끝난 후에는 웨이퍼는 세정되고 감광막도 제거된다.
이렇게 하여 저항기들이 웨이퍼 상에 형성되었지만 이들이 외부 전원에까지 연결되기 위해서는 금속 배선에 의한 연결(metal interconnection)이 필요하다.
금속 배선들이 저항기 위로 지나가는 경우, 저항기와 금속 배선간의 접촉을 방지하기 위해 또 하나의 절연층이 증착되어야 하고, 저항기와의 연결을 위하여 이 전열층의 특정 부분(금속 배선과 저항기가 교차하는 곳)에 구멍을 뚫어야 한다.
이 공정 역시 위에 설명한 사진식각 공정에 의해 진행된다.
이후 전기 전도성이 매우 큰 금속 배선층을 증착시키고 다시 사진식각 공정에 의해 원하지 않는 금속층 부분들을 식각해 냄으로써 저항기 IC의 웨이퍼 제조 공정(FAB 공정)이 완결된다.
이러한 FAB 공정 이후에는 외부 환경으로부터 반도체 칩(chip)을 보호하고 외부 전원과의 연결 통로를 마무리짓는 조립(assembly) 및 봉지(packaging) 공정이 진행되고 이를 통해 최종적인 IC칩이 완성되는 것이다.
이러한 여러 가지 반도체 공정 중 특히 반응공학을 기초로 한 반도체 공정에 대해 살펴보면, 초기 트랜지스터(transistor)들은 게르마늄(Ge) 결정을 사용하여 제조하였다.
그러나 현재는 거의 모든 집적회로가 실리콘(Si) 결정으로부터 제조되고 있고, 그 다음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 재료는 갈륨비소(GaAs) 반도체이다.반도체 집적회로의 제조에 있어 대부분의 경우는 웨이퍼가 기체 또는 액체 상태의 화학물질과 서로 반응함으로써 공정이 진행되고, 이러한 공정은 주로 회분식(batch type) 반응기에서 진행된다.
따라서 화학공학적인 측면에서 볼 때 반도체 공정은 이동현상을 수반하는 불균일 회분식 반응 계로 볼 수 있다.